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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왕의 남자(2005), 폭군 연산군을 웃겨라

by 지혜샘물 2023. 1. 29.

왕의 남자, 폭군 연산군을 웃겨라

이준익 감독의 작품으로 감우성(광대 장생 역), 정진영(왕 연산군 역), 강성연(장녹수 역), 이준기(광대 공길 역) 등이 주연으로 열연하였다. 영화 '왕의 남자'는 원작 연극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광대극으로, 조선왕조실록에 광대 공길의 이야기가 조금 나오는데, 여기에 상상력을 추가하여, 조선시대 폭군으로 불리는 연산군 시대의 비극과 그 시절 일반 서민 중의 하나인 광대를 주인공으로 하여 만들어 졌다. 개봉 당시 일부 동성애를 그렸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한국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천만관객을 넘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사극으로, 언제나 다시 보아도 가슴에 와닿는 명작이다.

왕을 가지고 놀아보자

장생과 공길은 함께 줄타기를 하는 동료 광대로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는 사이이다. 광대들의 대장인 꼭두쇠는 돈을 벌기 위해 여자처럼 예쁘게 생긴 공길을 양반에게 보내 돈 버는 일을 자주 한다. 공길을 아끼는 장생은 이런 생활이 너무 싫다. 둘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하여 도망을 치다가 꼭두쇠 일당에게 붙잡혀 장생이 위험에 처하게 되자, 공길은 꼭두쇠를 쓰러트리고 한양으로 도망을 간다. 한양에 도착한 장생과 공길은 한양의 다른 광대들과 어울리게 되고, 하나의 광대팀이 된다. 이들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민중들 사이에서 많이 오르내리는 왕과 장녹수 이야기를 주제로 광대극을 벌여 인기를 끈다. 이것을 눈여겨본 환관 김처선은 왕을 희롱한 죄로 광대들을 잡아다 의금부에 가두고 고문을 한다. 장생은 광대극으로 왕을 웃겨보겠다고 호언장담을 한다.

왕을 웃겨야 산다.

왕을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을까? 왕을 웃겨야만 살 수 있다. 막상 왕 앞에서 공연을 하니 모든 광대들이 얼어붙어 실수를 연발한다. 장생도 왕을 웃겨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지만 왕은 굳은 얼굴로 웃지를 않는다. 이때 공길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 재치 있는 입담과 멋진 연기를 보여주자 왕은 즐거워하며 크게 웃는다. 광대들을 만족해하는 왕은 궁궐 내에 거처를 만들어 줄 것을 지시한다. 중신들은 천한 광대가 궁궐에 거처하며 공연을 하는 것은 선왕의 법도에 어긋난다고 왕에게 이야기한다. 처선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광대들에게 중신들을 가지고 놀아보라고 제안한다. 장생과 공길은 전국의 재주 있는 광대들을 모아 광대패를 만들고, 관직을 사고파는 탐관오리를 풍자하는 공연을 한다. 어딘가 찔리는 중신들은 어찌할 줄을 모른다. 왕은 싸늘한 중신 들 중의 한 명에게 탐관오리라고 하며 벌을 내린다. 또한, 광대들은 왕이 후궁에게 사약을 내리는 경극을 연기하고, 연산군은 과거에 사약을 받았던 어머니를 생각하여 진노하며 선왕의 여자들을 없앤다. 공연을 할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자 장생은 궁궐을 나가겠다고 하지만, 공길은 남겠다고 한다. 신하들은 광대들을 내보내기 위하여 음모를 꾸민다. 왕의 관심을 빼앗긴 장녹수도 광대들을 없앨 계획을 세운다. 장녹수의 음모로 공길이 역적 누명을 쓰고 위험에 처하게 되지만, 장생이 자기가 한 일이라고 하며 대신 형벌을 받는다. 왕에 반기를 든 신하들은 궁으로 쳐들어 온다. 궁 마당에서 장생과 공길은 다시 한번 멋지게 외줄 타기를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연산군, 폭군 왕이 되다.

연산군의 아버지는 성종이다. 그 시대는 조선시대에서 평화로운 시대였다. 그렇지만, 연산군의 어머니인 폐비 윤 씨는 사사되고, 연산군은 어머니 없이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폐비의 자식이라고 하여 계비와 할머니인 인수대비도 연산군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훗날 중종이 되는 정현왕후의 아들인 진성대군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이런 상황이 연산군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으며, 훗날 폭군 왕이 되었다. 폭군 왕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독재군주로 군림하면서 중신들은 연산군의 이복동생인 진성대군을 새로운 왕인 중종으로 추대하였다. 즉, 중종반정이 일어나 연산군은 폐위되었다.

우리 백성의 힘겨운 삶, 그래도 발전하고 있는 우리 세상

조선시대 양반이 아닌 일반 백성들은 사는게 궁핍하였다. 특히 하위계층인 남사당패 광대들은 양반들에게 농락당하는 일이 많았다. 영화 '왕의 남자'를 보면 이러한 조선시대의 민초들의 삶을 단편적이나마 쉽게 알 수가 있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힘들게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돈 많고 높은 지위에 있는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힘들게 사는 민중들을 깔보고 예의 없이 마음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가끔 이들의 행태가 뉴스에 나온다. 이런 뉴스들을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 아주 오래 전인 조선시대와 비교했을 때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하였지만, 아직도 그 시대의 나쁜 행태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행태들이 가끔 뉴스에 나오면서 이들도 조금씩은 깨닫고 변화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또한, 왕이 왕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나라는 엉망이 되고, 우리 백성들도 힘들어한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우리 백성들은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중종반정이 일어나 왕을 교체하기도 하였고, 현시대에도 제 역할을 못하는 대통령은 탄핵으로 교체하기도 하였으니 말이다. 사는 게 힘들어도 세상은 어쨌든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 모든 백성이 살만한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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